
랠프 왈도 에머슨은 말했다.
두려움은 언제나 무지로부터 나온다고. (Fear always springs from ignorance.)
나는 그동안 이 악물고 외면했던 두려움과 마주하였고,
마침내 그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내 두려움의 이름은 헛된 희망이었다.
레벨 1 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항상 23시까지 캠퍼스에 남아있던 이유,
그것은 바로 나보다 먼저 시작한 전공자들의 시간을 따라잡기 위해서였다.
그들이 오랜 기간 적당한 시간을 투자했다면,
나는 짧은 기간 나의 모든 시간을 투자해야지.
전략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멍청한 결심으로
나는 2개의 레벨을 보내는 중이었다.
그러다가 결국 마주하게 됐다.
내가 안 되는 걸 해내기 위해서
나 자신을 학대하고 있는 것을.
결국 나 역시 기계가 아닌 인간이었고,
피로감은 점점 쌓이고 있었다.
번아웃의 턱 밑에서 아슬하게 유지하던 스케줄은
예상치 못한 외부 변수에 출렁였고,
결국 번아웃에 닿을 뻔했다.
어쩌면 번아웃의 경계선에 닿았을 지도 모른다.
나는 선을 밟았으면서 아니라고 자신을 속여왔다.
그렇게 자신의 상태도 파악 하지 못한 채
효율이 안 나는 상태로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노력은 날 배신하지 않겠지…”
중얼거리며 누워있었다.
그럴 바에 집에 가서 침대에 눕지
생각할수록 미련했다.
결국 체력은 고갈되고,
멘탈 관리는 실패하고,
이 시점에서 레벨 2를 돌아보니
남은 것이 괴로움밖에 없었다.
이것을 인정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인정하면 나는 결국 전공자들을 영원히 따라 잡지 못할 것만 같아서.
안 그래도 늦은 내가, 시간마저 낭비한 것 같아서.
결국엔 잘 한 선택도 내가 한 것이고,
못한 선택도 내가 한 것이다.
이걸 인정한다고, 내가 앞으로 노력하지 않을 사람일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앞으로의 행동양식에 눈에 띄는 차이는 없을 것이다.
다만, 소나기가 오면
피해 갈 여유를 챙길 뿐이다
마주하고 나니 3시간 안에 해결될 고민이었다.
더 늦기 전에 마주할 기회를 주신 분께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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